어릴적
기억에 엄마는 항상 손에 무얼 놓고 계시지 않으셨었다

칼로 온갖 식재료들을 다듬고 계셨으니 말이다

장남에게 시집와서 1년에 열두번씩 제사를 지내고

(4) 아이를 키우고

시아버님을 모시면서 엄마는 손에 마를 없어

빼빼 말랐었었다



어제 마트에서 신랑이 좋아하는 더덕과 도라지를 사면서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랑 같이 식탁에 앉아 콩나물 머리도 다듬고,

마늘도 같이 까고,

했었던 기억이 나서............

(요새야 웃돈만 주면 도라지 마늘 구하는건 식은죽 먹기겠지만 -_-;)

엄마는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옆에서 도와드리는걸 은근 즐기신 것도 같기도 하다

자식과 함께 하는 시간

그게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요새 많이 실감 하며 산다

조금 사랑해야 하고

조금 인내해야 하고

조금 노력해야 한다



더덕 양념을 묻혀서 더덕을 재어 놓고,

퇴근하는 신랑을 웃으며 반겨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더덕구이 반찬이 다음날 아침상에 올랐을때

맛있게 먹을 신랑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보면 슬픔이 기쁨이고 기쁨이 슬픔이다

그런 아련함을 갖고 기쁨을 만들어야 하는

나는 엄마다

엄마는 그렇게 살았냐고 나중에 자식에게 타박 당하지 않게

조금은 멋지고 싶어진다

어떻게 사는게 조금 멋진 엄마로 사는 것일지

나는 그냥 예전의 기억 속에만 머물러 살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워지기도 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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